불구가

불구가 된



탑 위로는 아니었지만 이 것이 수제노의 배려라는 것을 안다. 수제노는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다. 나 혼자 생각하며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 나는 등을 보이고 휑하니 나가버리는 수제노의 등을 향해 살짝 웃어주었다. 수제노가 나가자 방에는 나와 어둠만이 남았다. 어둠은 내 모습을 다른 이들로부터 감춰주는 좋은 친구였다. 손등으로 물방울이 툭 떨어졌다. 미나가 죽은 후로 처음으로 흘러내린 눈물이었다. 그동안은 메말라버린 것 같았던 눈물이 눈가로 넘치기 시작했다. 눈이 감당할 양을 넘어선 눈물은 서서히 바깥으로 흘러 나왔다. 그동안 억지로 참아왔던 눈물이 한 방울씩 한 방울씩 손등으로 떨어져 내렸다. "우." 꼭 다문 입술 사이로 신음성이 바카라사이트 카지노게임 카지노사이트 사를 해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별 성과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에 그 자들에게서는 아직도 소식도 없습니까? 아무래도 이번 일은 그 자들이 잘 알고 있을 듯 한데요." "전에 왔던 연락 이후로 아무런 소식이 없군요." 오펠리우스 왕비가 불만스러운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 아직까지 마리엔이 어떻게 됐는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몇 달 전에 '그들'을 통해 전해들은 말로는 기사들은 모두 죽고 마리엔만 웬 여자와 함께 도망쳤다고 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마리엔이 살아있을 리 없었다. 만약 살아있다면 당장 연락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마리엔이 흑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해도
악마나갔을 단검이 너무나도 정확하게 지휘관의 머리에 박혔다. 지휘관이 말에서 굴러 떨어지자 한순간 병사들이 얼어버렸다. 흥분과 긴장이 호흡을 빠르게 했다. "뭐해? 어서 가자!" 수제노의 외침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나는 재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뒤에서 기사들의 외침과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는 화살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화살은 내게 당도하지 못했고, 간간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 화살은 검으로 쳐냈다. 병사들이죽은적은 있어도 지휘관이 죽은 적은 처음이었다. 아마 다음에는 오늘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대군이 올 것이다. 암살자에게 지휘관이 살해당했다는 것은 전체군의 사기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를 방해하는 녀석은 누구라도 용서 못한다. 그 인간에게 손을 댈 수있는 것은 이 세상에서 오직 나뿐이다. 그 것을 방해하는 자는다.


빈둥거리다시니 힘이 나는군요. 어서 힘을 내서 건강해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왕비님과 마리엔이 예전에 비하면 거리가 많이 좁혀든 것 같네요. 사실 예전에는 사이가 안 좋은 듯 해서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정다워 보이니 다행입니다." 당신 미쳤어? 정답긴 뭐가 정다워? 나도 오펠리우스 왕비도 잠시 말이 없었다. 과거에는 마리엔만 적의를 드러냈지만 지금은 나와 오펠리우스 왕비 모두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겉으로는 그런 기색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이리도 눈치가 없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하긴 아리란드 전하의 경우는 눈치가 없기보다는 심성이 곱고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보는 성격 때문일 것이다. 지금 왕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왜냐면 나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절정의 연기자답게 금세 본연의 자세로 돌아왔다. "호호호, 아리란드가 나와 마리엔 사이를 질투를 하시나 보 XO카지노 퍼스트카지노 크레이지슬롯 갔다하더니 유리창에 손을 댔다. 로튼이 애무하는 듯한 부드러운 손길로 유리창을 더듬는 가운데 달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펠리우스 왕비가 찻잔을 받침대 위에 내려놓으면서 생긴 소리였다. 평소에는 아주 조용히 내려놓던 왕비가 이번에는 두 개를 맞부딪쳐 깨버릴 정도로 세게 내려놓았다. 그러나 본인의 의도라기보다는 손이 제멋대로 흔들려서 그런 것 같았다. 재빨리 탁자 아래로 손을 내려서 알 수는 없었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비님, 괜찮으신가요?" 아리란드 전하는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손이 미끄러졌군요. 별 일 아니랍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로튼은 정신이 완전히 쏠린 사람처럼 여전히 창문만 더듬고 있었다
회화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온 것인가? 많은 수의 사람들과 말들의 행렬로 인해 그 주변은 항상 미미한 진동이 일어나곤했다. 이제 어느 정도 진동이면 어디까지 왔겠다 정도는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짐작이 틀릴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맞아떨어졌다. 슬며시 고개를 빼고 보니 분위기가 흉흉한 것이 마치 당장이라도 전투를 벌일 군대 같았다. 역시 노리는 것은 우리였어. 지금까지 우리가 대부분지붕 위에서 습격했기에 사람들은 건물 위를 살피며 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우리가 미리 설치해놨던 인형들 덕분에 주의가 많이 산만해진 상태였다. 암살자 중 한 명의 연락으로는 이 군대는 인형을 우리로 착각하고 3번 멈춰 섰다고 한다. 그러니 지칠 만도다.


막내 관심사



높이. 드디어복수의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내가 나서기도 전에 로튼이 옆으로 다가와 피드라에게 말을 걸었다. "오랜만이야." "네 놈도 왔었더냐?" 피드라가 눈을 번뜩이며 물었지만 로튼은 여전히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이래봬도 스승인데 네 놈이라니? 하긴 너도 많이 늙었으니상관은 없다만. 이봐, 이쯤에서 그만 두는 게 어때? 내가 장담하건 데 더 이상 덤비면 너는 분명히 죽는다. 하지만 물러난다면 목숨은 살려주마. 대신 앞으로 왕족을 노린다고 설치고 다니지 마라. 너 때문에 괜히 애꿎은 우리들에게 불똥이 튈 지도 모르니까." "로튼!" 나는생각지도 못한 말에 로튼의 이름을 크게 불렀 바카라 바카라사이트 인터넷바카라 깨끗이 돌아서 버리는 다른 마족들처럼. 하지만 그들이 그 때만은 모든 열정을 다하는 것처럼 나도 지금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다. 얼마나 울었는지는 모른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새 초승달이 검은 하늘에 박혀있었다. 태양은 내 마음과는 달리 너무도 활기차
일부일 뿐이야." "그런 당치도 않은 소리를! 그럼 어째서 장난에 아리란드 전하께서 그렇게 심하게 앓는다는 말이오?" 비교적 젊어 보이는 백작이 소리치자 로튼은 직접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면박을 주었다. "거기 자네, 나이를 먹은 사람이 이야기를 하면 끝까지 들어야할 것 아닌가? 하여간 요새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어. 다음부터는 조심하게. 아무튼, 작은 악동을 깨는 건 간단해. 저주의 매개체를 깨뜨리기만 하면 돼. 그리고 하나 말하지. 작은 악동은 두통이나 허리가 심하게 결리는 정도의 증상밖에 나타나지 않아. 그러니 마리엔 공주가 걸었다는 저주 때문에 그렇다는 건 말이 안 돼. 그리고 진짜로 저주를 걸 생각이었으면 다른 저주를 걸었을 거야." 로튼이 입을 다물자 나미르 백작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의 말이 맞다는 걸 우리가 어떻게 알지? 당신도 보아하니 흑마법사 같은데 같은 흑마법사라고 감싸는 것 아닌가?" 그러나 로튼다.


방울면 충분히 자신들의 세력 기반을 다져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라디폰 공작이라는 막강한 전력이 내 편에 있는 만큼 한 치의 방심도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플로라 공주나 아리란드 전하와 관련된 사람도 믿을 수 없었다. 내가 비교적 가벼운 처벌(그들의 입장에서)만 받고 끝난 것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니 모든 사람에게 의심이 갔다. 의심이 많이 가든 조금 가든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라디폰 공작마저 믿을 수 없었다. 평소 그의 행동으로 보아 내가 불리해졌다고 등을 돌릴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혹시 아는가? 오펠리우스 왕비가 라디폰 공작에게 왕자들이 차기 국왕이 되면 절대적인 권력을 줄 테니 협력하고 했을지. 그 카지노 인터넷바카라 바카라사이트 봐 수제노가 주의를 주고 있었다.내가 빠지는 데다 이번에는 로튼도 피드라를 추격하는 역할이라 전력이 상당히 감소됐지만 어차피 피드라를 끌어내기만 하고 바로 철수할 예정이라 큰 위험은 없었다. "너무 그러지 말라고. 마리엔도 반성하고 있잖아. 그리고 사람이 가끔은 흥분도 하고 실수도 해야 재미있는법이지.그런 의미에서 아가씨는 너무 재미없어. 에잉, 그렇게 감수성이 메말라서야 어디다 쓰겠어?" "로튼 씨는 왜 그렇게 느긋합니까? 잘못하면 잡힐 뻔했단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감수성이 메마르든 말든 상관하지 마세요!" 로튼의 말에 수제노가 차갑게 대꾸했다. 그러나 보통사람이면 무안해할 상황인데도 로튼은 여전히 느긋이 웃고만 있었다. 어찌 보면 라디폰 공작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런 로튼을 보고 수제노는 인상을 썼지만 더 이상 말하지는 않
건축 자꾸 문 쪽을 쳐다보았다. 이 곳에서 모두 만나기로 했는데 어째서 나만 혼자 있는 것일까? 하다 못해 한 사람이라도 저 문을 열고 와줬으면 좋겠다. 그러나 웃으면서 '이거 혼났습니다'라고 나타나는 사람은 없었다. 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질없는 미련이 계속 남아 끊임없이 문만을 바라보는 내가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눈은 여전히 날 찾아올 자를 찾고 있었다. 한심하다. 하지만 보고 싶다. 수제노도 나와 마찬가지로 문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와 그녀의 시선의 의미는 달랐다. 내가다.


남용



응징하다가 꽁꽁 숨어서 스펠 비드만 던지니 상대도 당황스럽긴 할 것이다. "붉은 뱀, 비겁하게숨어있지 말고 나와라!" 화살이 어지간히 날아와야 몸을 드러내지 아주 폭포수처럼 쏟아지는데 어떻게 모습을 드러내겠어? 황실 군대에게 붉은 뱀이라고 불리는 우리 중 누구도 그 외침에 응해 일어나는 사람은 없었다. 대신 여러 개의 스펠 비드만 소리가 들린 곳으로 던질 뿐이었다.그와 동시에 밑에서 거대한 불길이 뱀처럼 치솟아 올랐다. "아악!" "불이다!" "뜨거워!" 이 것이 오늘 로튼의 작품이었다. 당장 효과가 일어나는 저주는 극히 드물었다. 그렇기에 사용할 수 있는 저주는 한정되어 있었다. 그렇게 되자 황실 측에서도 그 카지노 인터넷바카라 바카라 마법이 걸린 것을 눈치챘다는 것을 알고 난감했다. 음식점 중에 냉각 마법이 걸린 창고를 이용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냉각 마법을 사용하는 음식점은 상당히 돈을 잘 버는 가게였다. 그런 음식점을 상회에서 놓칠 리가 없었다. 역시나 상회 사람중한 명이 웃으며 말했다. "넓군요. 게다가 냉각 마법까지. 보기에는 그렇게 큰 가게로 보이지 않는데 매상이 상당한가 보군요." "아닙니다. 단지 아는 분들이 많이 찾아와서 그렇습니다." "오호, 단골까지." 상회 사람들의 눈에 이채가 일었다. "한 얼마 정도 됩니까? 주문하신 양만봐도 상당하겠군요." "글쎄요. 한 50명 정도?" 청년이 잠시 생각했다 확실치
계약굴에도 오펠리우스 왕비의 그 것과 비슷한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요즘은 기분이 어떠십니까?" "마리엔 덕분에 아주 슬프답니다." 그러나 이 말을 하는 오펠리우스 왕비의 얼굴에는 만족스런 웃음이 만연해있었다. 그 것은 그라냔 백작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의 속마음이 말과는 전혀 다름을 알 수 있었다. "그러십니까? 그럼 제가 아주 기쁜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왕비님께서도 이 말을 들으시면 정말 힘이 나실 겁니다." "무슨 소문인데요?" 오펠리우스 왕비의 질문에 그라냔 백작은 일부러 뜸을 들였다. 사람들이 아주 감동적이거나 놀라운 일을 말할 때면 바로 말하지 않고 잠시 시간을 두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왕비의 얼굴이 호기심으로 잔뜩 물들다.


운반 기구며 침묵을 지켰다. 그 것은 기사들도 마찬가지라 나와 제 4기사단 사이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침묵의 시간이 지속되었다. "나 잘했지?" 한참만에 나는 입을 열었다. 나도 무엇을잘했냐고 묻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시체를 주워온 것을 잘했냐고 묻는 것인지, 이들이 죽고도 흔들리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을 잘했냐고 묻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을 묻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냥 묻고 싶었다. 나는 잘한 건가? 그렇다. 내 행동은 아주 현명한 판단이었다. 무엇이현명했냐고 묻는다면...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현명했다. 나는 현명했다. 말 카지노사이트 인터넷카지노 카지노게임 불구하고 그 피가 바닷물처럼 온 세상을 가득 메운 것처럼 보였다. 멍하니 그 모습을 보던 나는 수제노가 다가가서 미나를 살펴볼 때서야 정신을 차렸다. 미나의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보니 얼굴 가득 고통스러운 표정이 가득했다. 그러나 내가 보는 것을 눈치챘는지 웃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 모습이 기묘하게 일그러져 우스운 모습이 됐다. 하지만 웃음은 나오지 않았다. "공주님, 죄송해요." 미나가 입술을 바들바들 떨면서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해주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이상하게 평소에는 그렇게도 잘 들던 잡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왜 그럴까? 그런 의문만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저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도움이
남다34- 반격 - 1 무도회가 있었던 다음 날 나와 로튼은 브테프 궁으로 발걸음 했다. 로튼이 살펴본 바에 따르면 아리란드 전하는 저주에 걸린 것이 맞다고 한다. 어제는 자세히 살펴볼 시간적 여유가 없어 그냥 발걸음을 돌렸지만 저주와 관련된 물건이 그녀의 방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한다. 예전과 달리 브테프 궁사람들은 나를 무진장 어려워했다. 그동안 얼마나 욕을 해댔을지는 안 봐도 눈에 선했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범인이 아니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 밖에 없다고 하니 민망하기도 하고 죄스럽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할 것이다. 시녀들은 찔리는 것이 많았던 지라 먼저 다.


몰다



강의실의 일 중 한 부분을 약간 각색해서 보여주는 것뿐이잖아요. 그럼 지금 이 순간이 여러분에게 있어서 희극인가요? 비극인가요?" 나는 지금까지의 말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듯한 말을 꺼냈다. 사람들의 얼굴의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관이 있었다. 그 것도 아주 많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홀로 내려섰고, 뭔가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낀 귀족들은 조용히 내 입이 다시 열리기를 기다렸다. "반전을 좋아한다고 하셨죠? 그럼 보여드리죠. 각본도, 연습도 없는 바로 이 순간의 반전을." 나는 가슴을 활짝 펴고 말했다. 나를 짓눌러왔던 오명을 벗어 던지고, XO카지노 퍼스트카지노 크레이지슬롯 만 왕자가 입을 열었다. "무슨 사정으로 하이덴 제국까지 오신 건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게다가 호위 기사들은 어디 있는 겁니까?" 어찌 들으면 추궁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레이만 왕자가 살며시 웃고 있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순간 나는 머리를 엄청 굴려쓸만한 변명거리를 찾았다. 그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아마 레이만 왕자는 내가 사헤트로 가는 도중에 사라졌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남모르게 찾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하자 아예 까발리고 수색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니 아무리 내전으로 정신이 없어도소문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그게......" 나는 쩔쩔매며 말을 제대로 꺼내지 못했다. 사실대로 말한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페드인 왕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릴 생각이 없었기에 이런 곳에서 시선집중을 받는 것은 사절이었다. 그런데 레이만 왕자가 계속 나를 잡
저자아니다. 감히 날 건드린 대가를 피눈물 흘리며 후회하게 만들고 말 것이다. 나를 죽이려 했다는 것은 수제노도 마찬가지인데 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센 분노의 불길이 일었다. 하지만 복수를 생각하기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었다. 과연 피드라는 내가 그 곳을 지날 것을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 내가 사헤트로 간다는 것은 아렌테 근방의 귀족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니 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어느 길로 갈 줄 알고 시우리스 숲에서 진을 치고 있었단 말인가? 사헤트로 가는 길은 시우리스 숲을 거치지 않고도 많았다. 육로도 셀 수 없이 많았고 해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런데 피드라는 당연하다는 듯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것도 당시의 상황으로 미루어 봐 근래에 안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알고 준비한 것 같았다. 내가 어느 곳을 통해서 사헤트로 갈 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심다.


폭넓은평화로움에 마음이 끌려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큰 눈송이들 속에서 낯익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환영인지 눈의 착각인지는 몰라도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지었던 웃음과 똑같은 미소가 눈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냉기를머금은 눈이 볼을 적셨지만 꼼짝도 하지 않고 올려다보았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놓치기 않기 위해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그러나 바람이 불자 그 미소들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퍼뜩 정신을 차린 나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바람에 흩날리는 은빛먼지밖에 없었다. 그 모습이 생각나게 했다. 이제 그들 바둑이사이트 바둑이 현금바둑이 기 위해 제멋대로 공격하기 마련이었다. 지시를 내려도 미묘하게 서로의 호흡이 차이가 생겼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지휘자를 믿는 것인가? 나는 공격이 주로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당황하지않고 지휘하는 레이만 왕자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대로 가다가 수제노들이 당하는 거 아니야? 어서 피드라가 나타나야 할텐데. 레이만 왕자도 수제노도 어느 쪽도 다치지 않았으면 했기에 무척이나 애가 탔다. 그렇게 수제노 쪽이 수세인 채 몇 분이 지났다.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난데없이 구경꾼들 사이에서 커다란 불길이 일었다. 일렁이는 붉은 악마는 군대는 물론 민간인까지 집어삼켰다. 붉은
할퀴어 상처 를 내다 긁다는 한숨을 내쉬며 포기했다. 이미 이 눈사람이 열심히 뛸 거란 기대는 버린 지 옛날이었다. 그건 수제노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나는 이 이야기는 대강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어떻게 하죠? 좀처럼 찾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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